"어디로 갈까요? 당신 집?" "오늘은 집에 가면 안돼요." 마지막으로 생각나는 건 집에 가면 안된다고 중얼거리는 내 대답이었다. 아....그다지 술을 많이 마시지도 않은 것 같은데 머리가 깨질듯이 아파왔다. 하긴, 당연했다. 저녁도 거르고 술을 들이부은 셈이니. 이명까지 들리는 듯한 멍한 머리를 부여잡고 겨우 몸을 일으키자 절대 익숙하지 않은 낯선 느낌에...
[왜 이렇게 연락이 안돼? 어제는 집에도 안 들어갔다며. 어디서 잔거야. 메세지 보면 전화해줘] [오늘 저녁 약속은 잊지 않았지? 레스토랑에 먼저 가있을게.] [신랑이 아직도 안 오면 어떻게 해. 손님들 다 기다리셔.] 미쳤구나, 내가. 예밍은 계속해서 반짝이며 전화가 왔음을 알리는 핸드폰을 확인하고는 그대로 옆좌석에 던져놓았다. 내일이면 결혼식. 오늘 저...
결국 퇴근도 하지 못하고 사무실에 남을 수 밖에 없었다. 하루종일 내 눈치를 보던 비서실 직원들도 보내고, 대기 중이던 운전기사도 보냈지만, 여전히 묵묵부답인 핸드폰을 괜히 한번 건드렸다 놓았다. 누구한테 물어봐야하지. 첸한테 물어보는 건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하고 싶지 않았지만 지금 와서 연애전문상담원를 찾을 수도 없으니 어쩔 수 없이 첸에게 문자를 보냈다...
"야오왕" "...왜." "후회하게 만들지 마" "...뭐?" "이제 만나지 말자고 해도, 결혼식에 오지 말라고 해도. 왜냐고 한번도 안 물었어, 너." "......" "그러지 말라고도 안했어, 너." 무슨 소리를 하는거야, 양예밍. 내가 붙잡았어야 한다고? 그랬다면 붙잡혀줬을 거라는거야? 헤어지자고 한 건 양예밍인데, 왜 갑자기 내 탓이 되는 일인지 모...
- 이렇게 멀리 가보는 건 처음이야. 게다가 우리 둘이 하는 첫 여행이 유럽이라니! 왕아, 나 너무 떨려. 잠이 안 와. - 됐으니까 그만 자자. 여행가는거 아직 일주일이나 남았어. 왕은 침대 옆자리를 툭툭 두드리고 예밍에게 얼른 오라고 손짓을 했다. 짐은 미리 싸두어야 한다며 수트케이스에 꽉꽉 짐을 챙겨넣은 예밍은 조금 과장해서 하루에 열두번씩 가방을 열...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쏟아지는 폭우 속에 묵묵히 할일을 하는 자동차 와이퍼의 소리가 크게 들리고 있었다. 집까지 오는 내내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있던 야오왕은 집앞에 도착해서도 한참을 고개를 돌려 창밖을 내다보고만 있었다. 안전벨트를 풀고 몸을 창쪽으로 아예 돌려버린 야오왕의 동그란 뒷머리를 쳐다보자 시선을 느꼈는지 야오왕이 손가락으로 창문에 낙서를 ...
진득하게 시선을 붙여오는 남자들을 피해 핸드폰을 꺼내들었다. 이런 곳에서 약속을 잡은 첸을 원망하는 욕설을 속으로 퍼부으며 핸드폰의 시계를 확인했다. 약속시간에서 30분이나 지났는데도 연락조차 없다. 탁.탁. 빠르게 첸에게 문자를 보냈다. [더 늦으면 간다] [괜찮은 사람 없어?] [무슨 헛소리야.] [너 평생 수절할 거 아니면 애인을 찾아보란 소리야. 거...
푹 자고 일어난 느낌이 들어 기분 좋게 침대 위에서 기지개를 펴다 순간, 몇시쯤인가 굉장히 궁금해졌다. 기억나는 건, 어제 처음 만난 남자와 술을 마셨고, 그와 함께 집으로 돌아온데다- 그리고.... 고개를 돌려 벽시계를 본 순간, 시침과 분침이 만들어낸 결과물에 깜짝 놀라 침대에서 벌떡 일어났다. 맙소사. 10시가 되어가는 시간이었다. 회사는.....! ...
"우리 그만 헤어지자." 어쩌면 그의 갑작스러운 헤어지자는 말이 사랑한다는 말로 들렸는지 모르겠다. 나는 어느샌가 툭.툭 떨어지는 소리와 함께 제법 큰 동그란 자국을 만들어내는 길바닥을 내려다보았다. 누가 떨어뜨렸는지 모를 갈색 동전이 물기를 머금고 반짝. 빛이 났다. 갑작스러웠지만 절대 의외는 아닌 양예밍의 말에 나는 아무런 대답을 할 수가 없었다. "언...
= 머리 아파? 뭐라고 대답해야 할 지 몰라서 루카스는 말없이 고개를 작게 끄덕거렸다. 얼굴을 덮고 있던 손을 떼어내자 레오가 걱정을 담은 눈으로 루카스를 마주보고 있었다. 눈가에 남은 뜨거운 열기를 없애려 눈을 여러번 빠르게 깜빡이자 레오가 이마를 손을 대어 짚었다. 서늘한 체온에 억눌려 있던 숨이 그제야 트이는 것 같았다. 나지막히 내뱉은 한숨을 들은 ...
= 어디들 갔다 와? 불꽃은 봤어? = 보고 오는 길이야. 조용히 들어가 바로 방으로 가려던 계획은 애초에 불가능한 일이었다. 올해의 마지막 밤을 아무것도 하지 않고 보낼리가 없었다. 레오와 루카스가 문을 열고 들어서자 마치 기다렸다는 듯 거실에 모여있는 사람들의 시선이 한꺼번에 두 사람에게 쏠렸다. 레오와 손을 잡고 한걸음 뒤에서 들어서던 루카스가 살짝 ...
예밍의 다리 사이를 가리키는 왕의 손끝을 따라 시선을 옮긴 예밍의 입술이 천천히 벌어졌다. 놀라움을 담은 두 눈이 점점 커지다 광대가 천천히 올라오며 웃음이 얼굴 전체로 퍼져나갔다. 그 소리없이 웃는 얼굴에 그제야 심장이 제멋대로 달려나가기 시작했다. 내뱉은 말을 취소하기엔 이제 타이밍을 놓친 것도 같은데, 괜찮을까. - 전에는 싫다며. 갑자기 왜..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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